728x90
역설
말이라고 하는 것은 늘 본래의 뜻을 배반하지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여 꽃을 피우지
향과 색, 다른 꽃이어서 A는 B 못 박을 수 없지
A가 B에 도달하는 순간 B와 몸을 섞어
B도 아니고 A도 아닌 섬이 되는 게지
붙박이 외로운 그림자, 마른 바람 되는 게지
그러니 완전한 A는 어디에도 없고
어디든지 또 A는 무연히 존재하는 법
자신을 다 안다는 것은 얼마나 모순인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나라는 존재도
잘 알려진 나와 알지 못할 무수한 나의 집합
울다가 갑자기 웃는 것도 그런 까닭에서지
ㅡ 이지엽, 《사각형에 대하여》 중
728x90
'책 - 발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 시노다 볼린(Jean Shinoda Bolen) (0) | 2024.07.03 |
---|---|
쓰루미 와타루(작가) 소개 기사 (0) | 2024.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