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산책법이 공개됐다. 이른바, '경외감 산책법'이다.
경외감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어떤 대상을 두려워하면서 우러러보는 감정'이다. 신이나 위대한 정치인 등 압도적 존재 앞에서 한없이 작아 보이는 자신을 느끼는 것도 일종의 경외감이다.
지난 20년간 '경외감'을 연구해온 대처 켈트너 교수에는 경외감이 우리 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경외감을 통해 우리가 타인과 맺는 관계,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나아진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켈트너 교수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분교의 심리학 교수다. 그는 최근 허프포스트 팟캐스트 'Am I Doing It Wrong'에 출연해 우리가 왜 삶에서 더 많은 경외감을 느껴야 하는지, 그 결과는 무엇일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외감 자체가 경이롭죠! 우리 인간 신경계의 진화에 대해 많은 걸 말해주거든요." 켈트너 교수가 말했다.
켈트너 교수에 따르면 경외감을 경험할 때 우리 뇌에는 뚜렷한 변화가 생긴다. "여기, 평상시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 시간, 목표, 노력, 체크리스트 등을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부분이죠. 이 부분이 경외감을 느낄 때는 비활성화됩니다."
대신 미주신경이 활성화된다. 미주신경은 척수의 윗부분에서 시작되는 큰 신경다발로, 목소리를 내는 데 쓰인다. 켈트너는 "그 결과 심박수가 낮아지고, 소화력이 좋아지고, 우리 몸은 보다 큰 세계를 향해 확장된다"고 전했다. 염증 진행을 늦추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경외감 산책법' 어떻게 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손쉽게 '경외감'을 느낄 수 있을까? 광활한 미대륙의 그랜드캐니언, 얼어붙은 북유럽의 오로라급 '장관'을 보러 휴가를 쓰고 거금을 들여야 할까? 켈트너 교수는 물리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그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우리의 관심을 자아 밖의 것들로 확장하는 겁니다."
켈트너는 "죽음을 앞두고 불안하고 우울해지기 시작한 75세 이상"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일주일에 한 번 산책했는데, 조건이 있었다.
"'당신이 산책하는 동안, 당신은 작은 아이가 된 듯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에 가서 주위를 둘러보세요. 작은 것들을 보고 큰 것들을 보고 신비감과 경이로움을 따르세요'라고 했죠. 그게 다예요." 켈트너가 설명했다.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새로 핀 꽃처럼 작은 것부터 하늘 전체를 뒤덮은 일몰처럼 큰 것까지, 모두 경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저 그 속의 대단함을 알아차리기만 한다고 켈트너는 봤다.
"도덕적인 아름다움"도 경외감을 자아낸다. 켈트너는 다른 사람들의 친절함이나 선함 또는 관대함을 목격하는 것, 또 음악을 듣고, 미술 작품을 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
켈트너는 해당 연구를 8주간 진행한 결과, 참여자들은 만성적 고통을 덜 느끼게 됐으며 불안하던 마음에 다소간 평화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허프포스트 영국판을 번역, 편집한 기사입니다.
HuffPost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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