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 말이라고 하는 것은 늘 본래의 뜻을 배반하지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여 꽃을 피우지 향과 색, 다른 꽃이어서 A는 B 못 박을 수 없지 A가 B에 도달하는 순간 B와 몸을 섞어 B도 아니고 A도 아닌 섬이 되는 게지 붙박이 외로운 그림자, 마른 바람 되는 게지 그러니 완전한 A는 어디에도 없고 어디든지 또 A는 무연히 존재하는 법 자신을 다 안다는 것은 얼마나 모순인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나라는 존재도 잘 알려진 나와 알지 못할 무수한 나의 집합 울다가 갑자기 웃는 것도 그런 까닭에서지 ㅡ 이지엽, 《사각형에 대하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