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가 뇌 조직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존 콜링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신경퇴행학과 교수 연구팀은 시체의 뇌하수체에서 유래된 성장호르몬을 주입받은 환자 중 일부에게서 수십년 후 초기 알츠하이머 증세가 나타났음을 확인, 호르몬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성장호르몬 치료법'은 여러 종류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을 추출해 성장 결핍이 있는 젊은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보통 죽은 사람의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을 추출했다.
영국 내 성장호르몬 치료법은 호르몬을 주입받은 환자에게서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증세가 나타나면서 1985년 중단됐다. CJD는 기억력 손상, 불면증, 우울증 등이 주요 증상인 신경 질환이다.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변형프리온 단백질이 오염됐고 오염된 호르몬을 맞은 사람에게서 CJD가 발현됐다.
앞서 2018년 9월 콜링 교수 연구팀은 성장호르몬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실험쥐에게 주사하자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로 발달했다.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알츠하이머 병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미노산 펩타이드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았지만 CJD가 발병하지 않은 8명 중 5명에게서 38세~55세 사이에 알츠하이머 증세가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이들에게 유전적인 알츠하이머 발병 요인은 없었다. 의료 기록과 뇌 스캔 결과를 확인하자 알츠하이머 병 진단 기준을 만족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오염된 호르몬제에 의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주입되면서 신경세포와 뇌 조직에 손상을 일으켰을 것으로 분석했다.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이동을 통해 알츠하이머도 사람 간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희귀병 사례를 줄이기 위해 예방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있거나 초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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