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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2

소설집 리뷰: '도시 그늘' 아래 우회적 마비 그리기 ― 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

‘도시 그늘’ 아래 우회적 마비 그리기 ― 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 이제까지 편혜영에 관한 비평론은 주로 ‘그로테스크 미학’이나, 허무라는 핵심어로 요약되어왔다. 또한 이처럼 요약되는 핵심어의 맥락을 일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 즉 세계 자체의 “섬뜩함”을 바라보는 작가의 ‘현실적’ 시선에 주목하여 접근 ․ 정립하는 경향도 있다.1) 요컨대 기존 비평은 창작자 편혜영의 생산물로서 작품을 현실주의라는 이념형으로 포괄해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 본 글은 이러한 편혜영론에서 한 발자국, 조금 더 내딛어 그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넓혀보고자 시도하는 글이다. 현대의 작가들이 흔히 그렇듯 그녀 역시 개성에 따라 단일한 성격 내지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의 창작자인데, 필자는 그러한 문학적 표현의 단일성이 내재한 보..

창작 2023.12.17

2018 문학동네신인상 응모작 - 미완의 삶 정연(精硏)하기-사랑: 김연수론

미완의 삶 정연(精硏)하기-사랑: 김연수론 1. 인간소외라는 원죄(原罪) 김연수의 문학은 ‘현대사회에서 문학이 향해야 할 길’이라는 대주제에 닿아 있다. 그의 출발은 1970년생으로서 청년기인 1987년 이후 목도한 국내 군부독재의 몰락, 국외 냉전 시대의 종결 등 시대를 바라보는 인간집단의 공통된 ‘합일정신’들의 붕괴 ― 바로 그 포스트모던적 균열에서 태어난 게 자신이 속한 세대라는 자각에서 비롯한다. 자기가 선 세대에 대한 김연수의 자각은 이른바 써야 했고, 쓸 수밖에 없었던 시대 내지 세대라는 “거대한 사회적인 가면”을 직시하는 데 있었다. 이는 곧 그의 데뷔작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가 스승은 이끌고 제자는 따를 뿐인 일방적 관계, 하루키 문학 등 비한국적 문화에 대한 동경, 1980년대까지의 한..

창작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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