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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3

2020년 어느 날의 단상: 사랑은 연민이다

그 언젠가 강의 중 뜬금없이 그렇게 말했던 스승을 나는 잊지 못한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드라마에서 나왔다는 대사를 인용하며 그게 바로 공감이고 사랑이라고 담담히 강의와 일절 상관없는 얘기를 하던 스승에 나로선 아, 그렇군요. 그저 그때에는 뭣도 모르고 머리에 박혀버린 기억. 그런데 살다보니 정말 그렇다. 나를 대입해 내가 저 생명이라면 어떨까 몰입하고 존중해주게 될 때가 오더라. 그때 비로소 사랑이 뭔지 알겠더라. 비단 그 사랑이란 건 단일한 무언가에만 향하는 건 아니더라. 성애가 없이도 충분히 이어지는 어떤 연민, 책임감,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 무한한 지지, 그리고 미안함. 선민의식과는 다르다. 단지 이 세상에 우연히 태어나 힘들게 끙끙 살아가는 너에게 나는, 역시나 같은 처지로 공감하고 도..

단상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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