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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538

2023 해양문학상 응모작1: <꿈에>

꿈에 용왕이 묻는다. ‘이 바다의 끝에 바다가 있겠는가? 육지가 있겠는가?’ 알든, 모르든 그저 거북은 답한다 ‘저는 제가 있어야 할 곳곳으로 다닙니다.’ 용왕은 말한다. ‘오호라, 너야말로 바다의 왕이노라!’ ‘느린 제가 왕이면, 다들 왕이게요?’ ‘곶곶이라며? 등대가 있는 곳까지 가고자 하는 네 의지가 기특하다.’ ― 꿈에서 깨어나니, 오랜만에 마음이 푸르렀다 거북이처럼 느린 인생, 나쁘지 않구나 하고

창작 2023.12.20

[Poem Scrap] 이지엽, <역설>

역설 말이라고 하는 것은 늘 본래의 뜻을 배반하지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여 꽃을 피우지 향과 색, 다른 꽃이어서 A는 B 못 박을 수 없지 A가 B에 도달하는 순간 B와 몸을 섞어 B도 아니고 A도 아닌 섬이 되는 게지 붙박이 외로운 그림자, 마른 바람 되는 게지 그러니 완전한 A는 어디에도 없고 어디든지 또 A는 무연히 존재하는 법 자신을 다 안다는 것은 얼마나 모순인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나라는 존재도 잘 알려진 나와 알지 못할 무수한 나의 집합 울다가 갑자기 웃는 것도 그런 까닭에서지 ㅡ 이지엽, 《사각형에 대하여》 중

책 - 발췌 2023.12.20

2018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응모작2: <까마귀 이야기>

까마귀 이야기 까치는 가족 있는데 까마귀 혼자 다닌대 까악, 까악 우는 소리 시끄럽다고 다들 피한대 가족 지키는 까치는 자기도 까마면서 까마귀 피해 고개 돌려 까악, 까악 까악, 까악 다치지 않아도 아픈 까마귀 너의 가족은 친구는 다들 어디 있니? 다치지 않아도 아픈 까마귀 속도 정말 까말까 까마귀 아프지 않았을 때 그 이야기 궁금해

창작 20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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