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파도 위 발자국
아빠는 낚지 않는 낚시를 좋아한다
아― 금방도 놓치었다
그런데도 웃으며 재밌다 하는 건
저어기 저 장난감 방파제 빛나서일까
파도에 낚싯대 춤추며 즐거운 아빠
저 대신 바다를 걷는다 익살맞다
나도 같이 잦은 물결에 낚싯대, 발자국 내본다
아빠는 낚지 않는 낚시를 좋아한다
모처럼 낚은 물고기도 작은 녀석은 뭣 하러,
대체 뭣 하러 잡힌 거냐? 반문하며
훠이 저리 보낸 게 이젠 몇이더라
아빠가 바다에 낳은 물고기들은
사라라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 나와 아빠 발자국과 함께
짠 냄새 남긴 채 어디 가버렸는데
그래도 아빠는 낚지 않는 낚시를 좋아한다
낚싯대 발자국 남기자, 우리 아가
다 큰 나를 그렇게 부르며
계속해 멈춘 시간 보내자 한다
울산항만공사: https://www.upa.or.kr/main.do
728x90
'창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집 리뷰: '도시 그늘' 아래 우회적 마비 그리기 ― 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 (2) | 2023.12.17 |
---|---|
제5회 등대문학상 작품 공모전 응모작3 - <소금빛 파수꾼> (0) | 2023.12.16 |
제5회 등대문학상 작품 공모전 응모작1 - <거울바다> (0) | 2023.12.16 |
2018 문학동네신인상 응모작 - 미완의 삶 정연(精硏)하기-사랑: 김연수론 (1) | 2023.12.16 |
영화 감상문: 솔직하고 싶어 가면탈을 쓴 남자 -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영화 <프랭크>(2014) (0) | 2023.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