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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응모작2: <까마귀 이야기>

까마귀 이야기 까치는 가족 있는데 까마귀 혼자 다닌대 까악, 까악 우는 소리 시끄럽다고 다들 피한대 가족 지키는 까치는 자기도 까마면서 까마귀 피해 고개 돌려 까악, 까악 까악, 까악 다치지 않아도 아픈 까마귀 너의 가족은 친구는 다들 어디 있니? 다치지 않아도 아픈 까마귀 속도 정말 까말까 까마귀 아프지 않았을 때 그 이야기 궁금해

창작 2023.12.19

소설집 리뷰: '도시 그늘' 아래 우회적 마비 그리기 ― 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

‘도시 그늘’ 아래 우회적 마비 그리기 ― 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 이제까지 편혜영에 관한 비평론은 주로 ‘그로테스크 미학’이나, 허무라는 핵심어로 요약되어왔다. 또한 이처럼 요약되는 핵심어의 맥락을 일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 즉 세계 자체의 “섬뜩함”을 바라보는 작가의 ‘현실적’ 시선에 주목하여 접근 ․ 정립하는 경향도 있다.1) 요컨대 기존 비평은 창작자 편혜영의 생산물로서 작품을 현실주의라는 이념형으로 포괄해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 본 글은 이러한 편혜영론에서 한 발자국, 조금 더 내딛어 그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넓혀보고자 시도하는 글이다. 현대의 작가들이 흔히 그렇듯 그녀 역시 개성에 따라 단일한 성격 내지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의 창작자인데, 필자는 그러한 문학적 표현의 단일성이 내재한 보..

창작 2023.12.17

제5회 등대문학상 작품 공모전 응모작3 - <소금빛 파수꾼>

소금빛 파수꾼 찬찬히 가까와지는 바다 위 하얀 거품 날 기표로 보아 천진히 드러내 오네 나그네들 나를 보고 내 선 이곳 상상하니 안내 바래마지 않아 나의 빛길 순수히 기뻐하다 파란 향수 갈라 오면 풍요한 추억 자연 나누니 그 누가 반갑지 않으려나 그저 만나 기쁜 순간 고요한 파도 시간 위해 오늘도 소금빛 흘리어 보내다 쉼을 바라는 자여 여느 때든 이곳에 와 그리운 평화로 포옹해보세 울산항만공사: https://www.upa.or.kr/main.do

창작 2023.12.16

제5회 등대문학상 작품 공모전 응모작2 - <파도 위 발자국>

파도 위 발자국 아빠는 낚지 않는 낚시를 좋아한다 아― 금방도 놓치었다 그런데도 웃으며 재밌다 하는 건 저어기 저 장난감 방파제 빛나서일까 파도에 낚싯대 춤추며 즐거운 아빠 저 대신 바다를 걷는다 익살맞다 나도 같이 잦은 물결에 낚싯대, 발자국 내본다 아빠는 낚지 않는 낚시를 좋아한다 모처럼 낚은 물고기도 작은 녀석은 뭣 하러, 대체 뭣 하러 잡힌 거냐? 반문하며 훠이 저리 보낸 게 이젠 몇이더라 아빠가 바다에 낳은 물고기들은 사라라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 나와 아빠 발자국과 함께 짠 냄새 남긴 채 어디 가버렸는데 그래도 아빠는 낚지 않는 낚시를 좋아한다 낚싯대 발자국 남기자, 우리 아가 다 큰 나를 그렇게 부르며 계속해 멈춘 시간 보내자 한다 울산항만공사: https://www.upa.or.kr/main..

창작 2023.12.16

제5회 등대문학상 작품 공모전 응모작1 - <거울바다>

거울바다 심연에 비치는 무지개빛 투명한 거울 일렁이다 시리게 비치는 푸른 하늘 가까이 나부껴 내 얼굴도 씻긴다 심연에 비치는 고요에 어둔 거울 춤추다 그 속에는 내가 있고 별이 있고 달이 있어 지난 내 얼굴들 잊게 하다 심연의 바다 안에는 오랜 미래로의 꿈결 일다 사람을 어린 아이마냥 밤낮 없이 모래성 밟고 순 거울 보게 한다 울산항만공사: https://www.upa.or.kr/main.do

창작 2023.12.16

2018 문학동네신인상 응모작 - 미완의 삶 정연(精硏)하기-사랑: 김연수론

미완의 삶 정연(精硏)하기-사랑: 김연수론 1. 인간소외라는 원죄(原罪) 김연수의 문학은 ‘현대사회에서 문학이 향해야 할 길’이라는 대주제에 닿아 있다. 그의 출발은 1970년생으로서 청년기인 1987년 이후 목도한 국내 군부독재의 몰락, 국외 냉전 시대의 종결 등 시대를 바라보는 인간집단의 공통된 ‘합일정신’들의 붕괴 ― 바로 그 포스트모던적 균열에서 태어난 게 자신이 속한 세대라는 자각에서 비롯한다. 자기가 선 세대에 대한 김연수의 자각은 이른바 써야 했고, 쓸 수밖에 없었던 시대 내지 세대라는 “거대한 사회적인 가면”을 직시하는 데 있었다. 이는 곧 그의 데뷔작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가 스승은 이끌고 제자는 따를 뿐인 일방적 관계, 하루키 문학 등 비한국적 문화에 대한 동경, 1980년대까지의 한..

창작 2023.12.16

영화 감상문: 솔직하고 싶어 가면탈을 쓴 남자 -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영화 <프랭크>(2014)

의 막을 여는 건 아마추어 키보드 연주자인 '소시민' 존이다. 회사에선 그저 일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일상에서의 영감을 작곡으로 푸는 남자. 하지만 그가 느끼기에 자신의 음악은 형편없었다. 트위터로 익명의 대중을 향해 제 공상을 지껄이는 게 낙이라면 낙이다. 그리고 영화는 현대 소시민 존이 무의미한 이름의 인디 밴드 'The Soronprfbs'의 보컬이자 주축인 프랭크로 인해 '급' 캐스팅되는 영광을 누리며 본격화된다. 존은 프랭크의 미심쩍은 가면탈 안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모른 채 밴드에 들어가기로 한다. 다니던 직장마저 때려치고 일원이 된 그는 프랭크에게 매혹돼갔던 것이다. 가면탈 쓴 '힐링' 교주 존을 캐스팅하자마자 앨범 작업을 명분으로 도시 밖 숲으로 간 밴드. 이는 프랭크를 동경하는 마네킹..

창작 2023.12.16

[Article Scrap] 시와 음악은 ‘이란성 쌍생아’

김형찬 기자 사진 김형찬 기자 구독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링크 스크랩 프린트 글씨 키우기 운율과 선율의 뇌 반응 유사, 뇌과학으로도 확인 시인 정지용. 한겨레 자료사진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네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오리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근소근거리는구나 모처럼만에 날아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어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남실거리나니 나는 갈매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하략)” -정지용의 시 ‘오월 소식’ 중에서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의 끝무렵 우연하게 접한 정지용의 ‘오월 소식’을 가만가만 읽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입 안에서 가벼운 몸짓으로 춤추는 말 소리의 화사한 움직임..

스크랩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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