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리뷰: '도시 그늘' 아래 우회적 마비 그리기 ― 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
‘도시 그늘’ 아래 우회적 마비 그리기 ― 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 이제까지 편혜영에 관한 비평론은 주로 ‘그로테스크 미학’이나, 허무라는 핵심어로 요약되어왔다. 또한 이처럼 요약되는 핵심어의 맥락을 일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 즉 세계 자체의 “섬뜩함”을 바라보는 작가의 ‘현실적’ 시선에 주목하여 접근 ․ 정립하는 경향도 있다.1) 요컨대 기존 비평은 창작자 편혜영의 생산물로서 작품을 현실주의라는 이념형으로 포괄해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 본 글은 이러한 편혜영론에서 한 발자국, 조금 더 내딛어 그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넓혀보고자 시도하는 글이다. 현대의 작가들이 흔히 그렇듯 그녀 역시 개성에 따라 단일한 성격 내지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의 창작자인데, 필자는 그러한 문학적 표현의 단일성이 내재한 보..